할머니는 독서를 즐기시는 분이셨다. 할머니 방에 가면 고전 문학 책들이 쌓여 있었고, 갓 쓰고 도포를 입으신 할아버지들이 할머니께 책을 읽어 드리면 재미있고 신나는 대목에선 무릎을 치시며 허허 웃으셨다. 기억컨대 그 책이 아마 삼국지였던 것 같다. 그리고 식사 시간이 되면 할머니와 아버지는 겸상을 하시고, 우리 형제들은 둥근 상에서 함께 먹었다. 식사 때면 늘 할머니는 책 읽으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제일 많이 들어 기억에 남는 것이 홍길동전, 양반전, 심청전, 춘향전, 숙영낭자전이었다. 할머니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홍길동전과 양반전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도 늘 책을 읽으셨다. 내가 중등학교 교사를 할 때 방학이 되면 집에 가곤 했는데 어머니께서 밀턴의 실낙원과 복낙원을 읽고 계셨다. 난 너무 놀라워서 “엄마 그 책 이해가 되셔요?” “그럼 다 성경과 연관된, 우리 신앙에 경각심을 주는 이야기잖아” 환경에 영향인지 나도 어려서부터 유난히 책 읽기를 좋아하였다. 책을 통하여 나를 알고, 세상을 알고, 인류의 역사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인생의 깊이와 무게를 책에서 얻을 수 있었다.
저는 여러분들을 만나서, 여러분과 대화하고 싶은 심정에서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의식을 깨우고, 소신을 나누고, 서로를 만나고 소통하고, 교감하여. 정의와 진실이 죽고, 거짓과 속임수만 창궐한, 암울한 이 시대 오늘의 이 사회에 우리가 만나서 마음과 뜻과 힘을 모아 고 김대중 대통령이 말하고 행동한 것처럼 “행동하는 양심”이 되십시다. ‘오늘 이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 악의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로, 부패와 세균을 방지하는 소금으로 용기와 힘을 발휘하십시다.’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책을 발간하는 바입니다.
책을 내면서 011
제1부 시,
1. 2024년 새해
月下白林월하백림 016
고 문익환 목사님 빈소에서 017
인간은 신神의 노예가 아니다 019
휴식 031
일출日出 032
2. 깨달음 2004
해방 034
눈물 2 035
침묵 2 037
평화 038
고향 마을 040
영혼에 이르는 길 042
운명 044
삶의 의미 046
실의 047
바람 부는 날 048
우상 050
가을 어느 날 052
3. 시단
엑소더스 055
침묵 056
참회 058
낙엽을 태우며 059
외로움을 넘어서 061
무의식 063
외로움이 밀려오는 밤이면 065
그리움 067
하늘나라 069
고독의 노래 071
고난의 시 073
귀향歸鄕길 075
보이지 않는 분의 사랑 077
폭풍 079
내면의 언어 082
고향으로 가는 길 085
바다 086
독사 087
정원사 089
길 091
거짓 자아의 탈 093
어두움 096
어려서부터 배운 것 098
폐가 099
기다림 101
흘러간 사랑 102
가족계획 103
슬픈 기억 105
소달산 106
은혜를 알아야지 108
우주의 합창 110
돈오頓悟 112
얼굴 114
사람으로 삽시다 116
어머니 추모시 1 118
폭설 120
어머니 추모시 2 121
휴식 122
대통령 후보자들 123
배 뚱땡이 목사 124
4. 비는 언제쯤 내릴 것인가?
비는 언제쯤 내릴 것인가? 127
코스모스 환한 얼굴 129
추억 - 옛날 그때가 좋았는데 130
무엇을 남길 것인가 133
항변 135
나의 사랑하는 분 137
가을의 피안 138
성탄절 139
나와 너 141
진달래 142
하얀 숲속의 평화 144
추억의 오솔길 145
이별의 손짓 146
5. 명상의 시간
사랑 148
침묵 149
말 151
말을 짓기 위한 기도 154
언행에 대한 성서의 가르침 156
참된 언론인 구약성서의 예언자들 159
참된 선행에 대하여 165
6. 성서를 바탕으로 한 묵상
생명수 169
기쁨의 신비 170
기도의 신비 173
하늘샘 수도원 소개 176
고통 179
허영과 자만 181
아침의 기도 183
부활 185
내가 존경하는 시인의 시 187
나를 만나는 시간 189
예절 191
믿음 193
경건 196
침묵의 시간 198
7. 앤솔러지 1
달동네 노인들 201
가만히 있어 봐요 202
친구 하나 있었으면 204
가을의 여운 206
꿈 208
태양섬 210
눈물 212
기도 214
역사는 저절로 바뀌지 아니한다. 216
망각의 늪 218
시작 노트> 220
8. 앤솔러지 2
아~! 삼월이 오면 223
가만히 못 있어서 226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까닭은 228
우주의 손님 230
가만히 있어 봐요 232
차표 234
해탈 236
바라보라 237
외로움을 넘어선 고독 240
향연 242
시작 노트> 243
제2부 수필,
한신인韓神人의 긍지 245
하늘샘 수도원 255
메아리의 아픔 262
어머니들에게 고합니다. 273
부정적인 에너지의 파장 278
자유이야기 285
비폭력 운동은 영원히… 297
인간의 실존과 문화 301
제3부 소설,
산사의 피정 306
가마골 사람들 3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