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크래프트 서클”은 H. P. 러브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일군의 작가와 그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려는 시도입니다.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가 러브크래프트에게 헌정한 단편인데요. 배경은 프톨레미데스(Ptolemides)라는 가상공간입니다. 죽음과 몽환적인 오컬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고딕 단편인데요. 러브크래프트는 이 단편에 대해 “내가 영겁(in aeons)의 세월 동안 읽어본 제일 매혹적이고 절대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다소 과장된 찬사를 보냅니다. 아마 스미스의 헌정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스미스의 작품 중에서 러브크래프트의 찬사처럼 그리 강렬한 작품은 아닌데요. 이미지와 분위기에 비해서 서사가 약해 보입니다. 이런 면에서 이 단편과 무덤을 소재로 러브크래프트의 「무덤」, 헨리 커트너의 「크랄리츠의 비밀」은 꽤나 유사한 점이 많아서 서로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이 단편은 「살아있는 자 누구인가? Who Are the Living?」라는 제목으로도 출간된 이력이 있는데요. 일인칭화자(테올루스)는 묘한 분위기 말하자면 수백 년을 살아온 듯한 친구 토메론에 관해 말합니다. 테올루스가 토메론의 부탁을 받고 함께 폐기된 지 오래된 프톨레미데스의 카타콤 즉 지하묘지를 방문하면서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표지
죽음의 에피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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