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수들이 바로 철문을 닫지 못했다. 베드로와 바울의 충혈된 눈길을 차마 외면하지 못해서이다. 베드로와 바울 그리고 누가는 두 사람이 골목을 돌아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미동도 안한 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마가와 디모데는 몇 발자국도 못 가 뒤돌아보고 스승들의 손 인사를 받은 후 조금 걷다가 다시 뒤돌아보기를 반복했다. 마지막 골목이 휘어지는 끝에서 두 사람은 무릎을 꿇고 큰절로 스승들께 최후의 인사를 건넸다. 스승들 역시 깊이 허리를 숙였다. 마침내 그들이 사라졌다. 골목 끝자락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데오빌로 장군의 수하들이 그들을 재빠르게 잡아당겼기 때문이다.

저는 6년 전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에 이르기까지 부모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두 권의 장편소설, 『엄마의 비밀』과 『그 여자의 눈물』을 출간했습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각 한 권에 압축시켰기에 오래전부터 여러 권으로 나눠서 개정판을 내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 갑작스러운 불안증에 시달리다가 설교 동영상을 들으면서 회복된 즈음부터 사도바울의 마지막이라는 화두가 강력하게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그때부터 사도행전과 바울서신에 몰두하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고요. 담임목사님의 사도행전 강해를 몰입해서 들었고 다른 교회 목사님들의 강해도 복습하고 사도행전에 관한 여러 목사님들의 설교도 찾아들었습니다. 2년 정도 글을 쓰면서 조심스레 완성시켰습니다. 평신도의 시선으로 쉽게 쓴 사도행전의 소설화라고 할까요. 성령님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 주신 느낌이고요. 사도바울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고 싶었습니다. 신학적 지식은 많이 부족합니다. 바울의 스데반 집사에 대한 트라우마, 마가 사도의 바울에 대한 트라우마를 통해 우리들의 인간관계도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데오빌로 각하와 사도누가와의 기이한 친밀감과 신뢰감도 드러내고 싶었고요. 또한 성경에도 그리스로마신화의 신들이 종종 등장한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우리 좋으신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성경에 가깝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기만을 기도합니다.

소설을 시작하며

프롤로그

디모데와 마가, 열흘간 로마 마머틴 감옥에서 사도바울과 베드로 사도를 면회하다(디모데후서 4장)

1. 디모데, 죽음을 각오하고 에베소에서 드로아(트로이)를 거쳐 로마로 향하다
2. 베네치아에 머무르던 마가, 디모데의 편지를 받고 즉시 로마로 출발하다
3. 은혜로운 열흘간의 만남, 누가의 상세한 기록이 이어지다
4. 마가와 구레네인 시몬의 만남(마가복음 14-15장)

제1부.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 사도, 초대교회의 중심인물로 활약하다

1. 너희는 예루살렘에 머물러 성령 세례를 받으라, 누가복음에 이은 데오빌로 각하의 관심이 사도행전으로 연결되다(사도행전 1장)
2. 마가의 다락방,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사도행전 1-2장)
3. 베드로 사도, 미문에서 나면서부터 하반신 마비 거지를 일으켜 세우다, 베드로의 첫 번째 이적과 초대교회의 성장, 인간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권능을 가리지 말라(사도행전 3-5장)
4. 스데반 집사, 첫 번째 순교자가 되다, 산헤드린공회(대검찰청) 집행자로 스데반의 죽음을 주도한 사울,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일어나서 스데반을 맞은 예수님(사도행전 6-7장)
5. 빌립 집사, 사마리아를 성시화(聖市化)시키다(사도행전 8장)
6. 베드로와 요한의 종횡무진 이적, 고넬료를 통해 이방인 선교의 문을 열다(사도행전 10장)
7. 야고보 사도(사도요한의 형제)의 순교와 헤롯왕의 죽음(사도행전 12장)

제2부. 사도바울 사역의 시작, 하나님께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시다

1. 사울에게 직접 들은 다메섹 회심 이야기, 가시채를 뒤발질하며 살다가 각성하다(사도행전 9, 22, 26장)
2. 안디옥교회의 탄생(사도행전 11장)
3. 바울, 게바(베드로)를 대놓고 질책하다(갈라디아서 2장)
4. 안디옥교회, 바나바와 사울을 선교사로 파송하다, 1차 전도여행의 시작(사도행전 13장)
5. 바울과 바나바, 루스드라에서 이적을 베풀다 신으로 추앙받은 기막힌 사건(사도행전 14장)
6. 예루살렘공의회, 야고보 사도(예수님의 친동생)의 거시적 결단, 이방인 선교를 향한 역사적 순간의 감격(사도행전 15장)
7. 실라 사도와 함께한 2차 전도여행의 시작 및 바울과 디모데의 만남, 신실한 동역자와 함께하는 축복(사도행전 16장)
8. 마게도냐(마케도니아)의 첫 성(城), 빌립보교회의 여성 파워 및 바울과 실라의 투옥 사건(사도행전 16장)
9. 바울의 데살로니가, 베뢰아, 아덴(아테네) 전도(사도행전 17장)
10. 바울의 고린도 전도, 평생의 동역자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를 얻은 은총, 고린도교회 분쟁에 관한 바울의 편지(사도행전 18장, 고린도전서 1장)
11. 고린도교회의 분란과 분파 논쟁(고린도전서 1-3장)
12. 바울의 에베소 전도, 아데미(아르테미스) 여신과 담판을 짓다(사도행전 19장)
13. 바울의 3차 전도여행 및 에베소 장로들에게 마지막 설교를 하다,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가려는 이유는 동족에 대한 부채 의식(사도행전 20장)
14. 바울의 예루살렘 방문, 야고보와 베드로를 만난 후 투옥되다(사도행전 21장)
15. 예루살렘교회 담임목사 야고보 사도와 장로들의 불합리한 결정에도 순종한 바울, 정결례를 행하고도 투옥되는 기막힌 상황에 놓이다(사도행전 21-24장)
16. 산헤드린공회(대검찰청)에서 아나니아 대제사장과 바울의 회칠한 담 논쟁, 예수님의 로마 전도 격려를 받은 바울, 아나니아의 집요한 바울 고소(사도행전 23-24장)
17. 하찮은 부활 논쟁으로 치부된 전도로 말미암아 다섯 번의 법정 심문을 받은 바울(사도행전 25-26장)
18. 바울의 로마 압송과 광풍 유라굴로 앞에서 보인 진정한 크리스천 리더십(사도행전 27장)
19. 멜리데(몰타)섬을 거쳐 마침내 로마 도착, 셋집(1차 감옥)에 구금된 상태에서 로마 전도(사도행전 28장)
20. 끝나지 않은 우리들의 사도행전, 바울과 요한 사도의 만남

에필로그

1. 마가와 디모데가 떠나고 난 후, 사도베드로 거꾸로 십자가형으로 순교
2. 디모데, 마가와 함께한 베네치아를 뒤로하고 에베소로 돌아가다
3. 베드로의 순교 직전 바울, 누가와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다, 스데반 집사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
4. 에베소의 디모데와 오네시모, 신실한 성정의 빌레몬이 노예 오네시모를 주교로 만들다(빌레몬서 1장)
5. 디모데와 마가, 다른 사도들과 함께한 바울의 참수 순교 현장
6. 누가와 디모데, 마가의 이른 순교에 경악하다

부록(번외편)
베네치아에서 마가를 다시 만난 사도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가의 추모예배

소설을 마치며
추천사 - 이정배
후원자 명단(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