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글들은 이 의정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병원을 지키고 있는 한 의사의 일상과 생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글을 작성한 순서대로 나열한 말 그대로 ‘일기’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답답해서 아무나 붙잡고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책이 되었습니다. 이야기가 풍부해질수록, 길은 보일 수도 있겠죠.
정부 측에도, 동료들에게도 온전히 동조할 수 없는 회색분자는 그저 당직을 서며 견딜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료시스템이 과연 지속 가능할지 하는 의문은 늘 떠오릅니다. 주변에서는 이제는 붕괴의 수순만 남았다는 절망만이 가득합니다. 한편으로는 정말 본격적으로 개혁해야 하는 좋은 기회라는 희망 섞인 말씀들도 들립니다.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 바뀔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조금씩은 나아져 가는, 그런 경로를 그래도 우리 사회는 걸어왔다고 생각하기에, 그리고 저도 그 나아짐의 일부가 되었으면 하기에 말입니다.

들어가며
1장 2020년의 파업 전야
2장 이와이
3장 2024년의 파업전야
4장 병동을 떠난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5장 항암치료를 다루는 언론의 보도
6장 병동에서
7장 첫 당직
8장 세 번째 당직
9장 비정상의 정상화
10장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11장 짜파구리도 앵그리 나도 앵그리
12장 의사가 사회와 화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