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겐, 맞닥트린 모든 새로운 상황이 놀라우면서도 경이롭고 또한 … 두려운<br />대상이다. “괜찮아,괜찮아!”는 마치 하나의 주문처럼 보인다. 행여 상황이 틀어져도<br />괜찮다. 괜찮다는 말은 힘이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부모 이외에도 용기를 북돋아 주<br />는 이가 있다면 아이의 유년은 보다 풍요로워진다.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br />을 닮아가고 자신을 사랑해 주는 이를 사랑한다. 그렇게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아<br />이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고, 아이들로부터 사랑받는다. 나아가 아이가 자신을 닮<br />아가는 모습을 볼 때, 책임감과 함께 묘한 어떤 충만한 감정에 쌓이게 된다.<br />그림책 출판사 베어캣의 7월 신간 《할머니, 괜찮아, 괜찮아!》의 이야기를 쫓아가다<br />보면, 슬며시 웃음이 흘러나온다. 극의 말미 할머니와 아이의 관계는 역전되는데, 이<br />포인트에서 웃음 짓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왠지 밀려오는 뭉클함은 그간 베어<br />캣에서 출판한 여러 생활 동화의 독특한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은 대인과의<br />관계에서 파생되는 즐겁거나 놀란 감정을 기억한다. 그 기억들은 아이가 자라 성인<br />이 되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지낼 수 있는 소중한 양분이 된다. 《할머니, 괜<br />찮아, 괜찮아!》는 마치 가느다란 세필로 그린 그림들 속에서 유년의 기억을 캐어낼<br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책이다. 엄마·아빠와 아이들은 물론 할머니·할아버지 모<br />두 공감할만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문화평론가 이황석

할머니, 괜찮아, 괜찮아!
조상미 글 그림
할머니,
따르릉, 따르릉
할머니 더 놀다가면 안돼
할머니랑같이 만든 박스집에서
지금 가야 해?
폭,
포근하게
할머니 등에 따악!
안돼!
할머니집을이제 막 나섰는데
힘내!
갑자기 배를 움켜잡고
치!
폭신 폭신 보들보들
놀이터다!
할머니랑 같이 쌩쌩 미끄럼틀을
야호!
그래도 역시
안괜찮은데...
응?
뭐 하는거야?
재빠르게
솔아!
신나게 앞서 달려가던
아이스크림 먹으러 갈까?
할머니랑 같이 먹는 아이스크림은
그래 그래.
아고고고...허리야...
괜찮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