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수필과비평》에 ‘옛것과 함께 살아가기’라는 표제로 우리나라 전통마을을 연재했던 것을 정리한 사진과 글이 담았다.
고유의 정신문화와 양식을 오랫동안 보존해 온 한옥마을에 그 기준을 두었다. 현대에 조성한 마을은 제외했지만, 수몰로 이전한 군자마을은 예외다. 옛집을 개조하고 보수해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곳도 있다. 그런 중에도 전통의 맥을 꿋꿋하게 잇는 마을 현존이 듬직했다. 방문한 전통마을이 30여 곳, 그 명맥이 이어지는 중심에 종택을 지키는 종부와 종손이 있었다. 염두에 두고 간 건 아닌데 24회 연재분 중 같은 성씨 집성촌은 단 두 곳이었다.
여주이씨 예안김씨 동래정씨 선산김씨 일직손씨 거창신씨 하동정씨 성산이씨 부림홍씨 의성김씨 광주이씨(2) 영천이씨 풍산홍씨 청송심씨 경주최씨 밀양박씨 장흥위씨 탐진안씨 문화류씨 광산김씨 양근함씨…. 이 외 팔성 종가와 몇 성이 혼재하는 마을도 포함됐다. 집성촌이 경북지역에 대거 분포함이 놀랍다. 방문한 마을 중 경상북도 소재 마을이 반이 넘는다. 성씨와 본의 다양함이 한국의 씨족문화를 일깨운다.
귀한 만남도 있었다. 양동마을 무첨당 종부, 연당마을 석문 정연방 13대손, 바래미마을 만회고택 종손, 매원마을 박곡종가 박곡 15대 종손,
입산마을 탐진안씨 종택 종부, 강골마을 이진래고택 차종부, 방촌마을 근암고택 후손, 송소고장 종손, 옻골마을 백불고택 14대 종손…. 이곳에 가지 않았으면 만나지 못했을 분들이다.
한옥은 조선 시대 양반가옥이며 한국의 집이다. 직접 대면한 한옥은 한 채 한 채가 종합예술품이었다. 시간이 담길수록 고풍스럽고 품위가 우러났다. 사람에게 세심하고, 배려 깊다. 한옥을 이룬 문살 기둥 문지방 마루청 서까래 대들보 등이 무엇 하나 허투루 끼워진 게 없다. 수작업으로 완성한 완벽한 작품이 한옥이었다.
마을 생성이 몇백 년에서 고대로 거슬러 오르는 이들 마을에서 하룻밤도 묵고, 이틀 밤도 묵었다. 다른 계절 풍경을 보려고 재차 간 마을도 생겼다. 그곳에서 밥 한 끼 먹고, 차 한 잔 마시고, 한나절은 머물려고 했다. 집성촌 삶과 문화가 밴 마을을 조석으로 돌아보고, 종택 종손이나 종부를 만났다. - 머리말 에서

머리말

1
경주 양동마을: 아침 안개 드리운 물봉동산의 가을 14
영주 무섬마을: 내성천 물돌이 마을과 외나무다리 26
영양 연당마을: 연꽃처럼 고아한 서석지의 마을 40
고령 개실마을: 대가야 역사를 품고 묵어가는 고을 52
영덕 인량마을: 블루로드를 따라간 팔성 종가마을 64

2
성주 한개마을: 집마다 학자수 늠름한 벼슬마을 78
군위 한밤마을: 강돌로 쌓은 담장이 예스러운 돌담 마을 92
봉화 바래미마을: 혼반 1순위로 손꼽은 해저리 마을 102
칠곡 매원마을: 조선 시대 영남 3대 반촌 장원방 마을 118
의성 산운마을: 아스라한 고대왕국에 터 잡은 대감마을 130

3
밀양 다원마을: 차나무 노목이 건재한 차의 마을 144
거창 황산마을: 경상우도의 당당한 선비고을 씨족부농촌 158
함양 개평마을: 오래된 집보다 추억의 냄새가 더 짙은 172
산청 남사예담촌: 지리산 웅석봉 정기가 스민 천혜 승지 186
의령 입산마을: 천석지기 종가가 대를 이은 애국지사 고을 198

4
구례 오미마을: 타인능해 운조루에서 화엄사까지 212
보성 강골마을: 득량만을 품은 옹골찬 토착 마을 226
나주 도래마을: 양벽정 연못에 수양버들 늘어지고 238
장흥 방촌마을: 고대 유적과 더불어 사는 방촌팔경의 마을 250
제주 성읍마을: 500년간 현청 소재지였던 유서 깊은 마을 260

5
청송 덕천마을: 99칸 만석꾼의 집, 송소고장 274
대구 옻골마을: 고색창연한 느티나무 비보림과 백불고택 284
청도 신지리 고택 마을: 동창천변 섶마리와 임당리 내시의 집 296
안동 군자마을: 군자가 아닌 사람이 없던 수몰 마을 306
고성(강원도) 왕곡마을: 다섯 봉우리가 감싼 북방식 전통마을 316

부록
고성(경남) 학동마을 330
달성 인흥마을 332
순천 낙안읍성 334
안동 하회마을 336
영덕 괴시리마을 338
영암 구림마을 340
전주한옥마을 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