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아나스타시아 공주’ 를 하나 만들자는 거네요. 이왕직이나 동민협회의 간섭을 받지 않는 가상의 상속권자를.”

과거 덕수궁 이태왕이 자신의 딸에게 남겼다는 정체불명의 편지. 암호를 풀며 따라가면 그 끝에서 그가 숨겨 놓은 유산을 찾을 수 있다는데… 이태왕과 창덕궁 이왕이 모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정작 옹주가 이것을 풀지 못하자 ‘편지의 수신인이 지금의 옹주가 아닌 숨겨진 또 다른 왕녀일 수도 있다’라는 괴소문이 퍼진다. 이왕가에서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유산의 후견인 자격을 걸고 수수께끼를 대신 풀어 줄 이를 은밀히 찾아다니고, 동민협회는 이 기회에 왕가의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이문영에게 암호 편지의 해독을 의뢰한다. 그러나 규모를 알 수 없는 유산이 꼼짝 없이 친일 어용 단체로 흘러 들어갈 판이 되자, 문영은 혈의단 동지들과 가짜 왕녀를 만들어 유산을 가로챌 궁리를 하게 된다. 일명 ‘아나스타시아 작전’! 자신이 과거 노서아 혁명에서 살아남은 마지막 공주라고 주장하던 어느 여자에게서 따 온 이름이라고.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경쟁자의 등장으로 수수께끼 풀이는 쉽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늘 믿음직하기만 했던 동지의 숨은 과거는 뜻밖에도 문영과 혈의단을 분열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문영은 덕수궁에 숨겨진 비밀 유산을 찾아내고 아나스타시아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동료들 모두를 구할 수는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