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출생자의 말 그대로 어떤 형식에 묶이지 않은 생각과 느낌의 파편들을 묶은 책입니다.

남편의 사업실패로 나이 마흔에 생업전선에 뛰어들어 겪은 일들에 관한 단상(斷想)들을 적었습니다. 경쟁을 필연으로 하는 사회생활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관계의 갈등, 화제와 이슈에 대한 생각과 느낌도 있고요.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면서 바뀌는 장면과 설정들, 가족에 대한 감사와 애틋함에 대한 얘기들이 있습니다.

십여 년간 기록들 중 365개의 에피소드를 다섯 개 꼭지에 나누어 담았는데요. 그래서 목차만 13페이지인 특이한 형식이 되었네요. 때문에 두어 행에 지나지 않는 짧은 글에서부터 A4용지 서너 장 분량의 글까지 다양한 꾸러미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생각지도 않은 담 넘어 들려오는 옆집 얘기 같을 수도 있고, 작정하고 택일해 들른 미장원 대기시간 중 옆에 앉은 이들의 잡담 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까닭에 400여 쪽이라는 분량임에도 하루 만에 다 읽을 수 있을 만큼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운조차 없는 책은 아니실 거라 믿어봅니다. 고단한 인생 예기치 않게 만난 빗속에서 춥고 힘든데 누군가 함께하고 있다는 안도와 위안이 잔상으로 남으시길 진정 앙망합니다.

들어가는 글
꼭지1. 손 갓
꼭지2. 게으름
꼭지3. 평범이 비범이 되는 일상
꼭지4. 사부자기 깃든 인연
꼭지5. 그리고 너와 함께였다
마치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