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정이 나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오목이는 정신이 들었다.
그는 나른하게,
“응.”
대답을 하고 신총 빈 것을 한 줌 주먹에 쥔 채 더듬더듬 앞문을 열었다.
‘왜 또 어머니가 역정이 나셨을까.’
바람 기운이며 대숲의 새소리가 어쩐지 날이 저문 줄을 오목이도 알았다.
‘아마 떡방아는 바쁜데 날이 저물기는 하고 하니까 그래, 어머니가 그러시나보다. 그런 줄 알았더라면 진작 나가서 하나 못하나 거들어드릴 걸.’
오목이는 이렇게 뉘우치면서 문지방을 잡고 일어섰다. 방문 앞이 마루도 없이 바로 토방이요, 그 밑이 연달아 마당이다.
오목이는, 대답을 하고 나가도 아까 그렇게 버럭 소리를 질러 부르던 어머니가 아무 말도 없으니까, 아마 단단히 역정이 나셨나보다 생각하고 그래서 주춤주춤하다가,
“어머니, 날 불렀어?”
하고 되불러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