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열자마자 섬뜩한 기운이 다시 나를 압도하며 밖으로 내몰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나는 가장 무서워했던 화장실로 들어가 마구 물건을 집어 던지며, 용기를 내어 크게 외쳤습니다.

“나와! 몸도 없고, 보이지도 않으면서 숨어서 사람을 괴롭혀? 그렇게 잘났으면 로또 번호라도 알려주지! 그럴 능력도 없는 주제에 왜 사람을 괴롭히는 거야? 난 강해. 여긴 내 집이야. 여기서 당장 나가!”

이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웃음을 터뜨릴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이 순간이 그동안의 모든 공포와 두려움을 끊어내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나는 깨달았습니다.

귀신도 정신력이 강한 사람에게는 붙지 못한다는 것을. 사람이 귀신보다 약해서는 안 된다는 진실을.

33년 동안 나를 옥죄었던 두려움에서 벗어난 그 순간, 나는 이제 그 경험을 아무렇지 않게 글로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내가 처한 상황을 변화시키지 못한 이유는 다름이 아닌 내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내가 처한 환경을 바꾸고 싶다면, 그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고 나니, 그동안의 경험을 딸에게 들려줄 수 있었고, 그것을 글로 풀어내면서 마침내 작가의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제 딸도 어떤 상황에서도 용기를 내어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이 경험은 저와 딸 사이에 공통된 화제를 만들어 주었고, 또 하나의 소통 창구가 되었습니다. 물론 엄마에게 듣는 무서운 이야기들이 딸에게는 더 솔깃하고 흥미로웠을지도 모르지만요. 결국,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이 진정한 행복한 삶 아닐까요?

프롤로그
1장 어둠이 깨어나는 순간
1. 엄마의 불안한 경고
2. 벼랑 끝의 목숨줄
3. 뒤따라오는 무언가
2장 공포의 전조
1. 산에서 울려 퍼진 기이한 소리
2. 신발 한 짝, 그 주인은 어디로?
3. 폭우 속에 나타난 악귀의 형체
3장 아버지 고통의 비밀
1. 가위눌림, 눈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존재
2. 저주받은 칼에 얽힌 어두운 진실
3. 돌아가지 않는 칼날
4. 아버지의 병, 그리고 감춰진 비밀
4장 낯선 이의 경고
1. 노파가 전한 불길한 예언
2. 아버지의 발작,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3. 아우의 귀환, 다시 시작된 공포
5장 저주의 의식
1. 눈에 보이지 않는 방문자
2. 대문 앞에서 벌어진 필사의 결투
3. 운명을 건 의식의 밤
4. 저주가 걷히고, 새벽이 오다
5. 각목귀의 부활
6. 죽음에서 돌아온 아버지
6장 다시 찾아오는 어둠
1. 사라진 자들의 속삭임
2. 끝나지 않은 악몽
에필로그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