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를 쓰면서 나는 늘 마음을 닦아보려고 애쓴다. 마음은 즉 일종의 그릇이어서, 제아무리 기가 막힌 진수성찬을 만들어내는 시 쓰는 기교를 부린들 더럽고 냄새나는 그릇에 담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시를 쓰는 나의 행위는 창을 닦듯 마음을 닦아 유리를 통해 투시된 자아도 대상도 걸러내 터무니없이 낀 더께 같은 세월의 흔적들을, 서러운 역사의 흔적들을 지워나가는 일이다. 지워지지 않는 흔적은 무방비 상태로 기다리다가 또 지운다. 이 세상 이치처럼 필요악을 남겨둘 이유도 없어 한 마디 두 마디 뇌 속에 울려오는 리듬을 좇아 닦아내고 씻어내고 깎아내고 잘라내면서 지워간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지운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이 승 순 李承淳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를 졸업하고 일본 무사시노 음악대학을 졸업했다. 시집 『나그네 슬픈 가락』, 『어깨에 힘을 풀어요』, 『나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요』, 『얼음 속에 갇힌 초상화』가 있으며, 일본에서도 시집 『過ぎた月日を脫ぎ棄て(지난날을 벗어내려 보세요)』, 『耳をすまして聞いてみて(귀를 기울여봐요)』, 『風船に閉ざされた肖像畵(풍선 속에 갇힌 초상화)』를 출간했다. 번역서로 『朴龍喆 詩選』(李承淳 編譯,花神社), 『鄭芝溶 詩選』(補譯)이 있으며, 이승순의 시에 한국 작곡가들이 곡을 붙인, 한국현대가곡 연주회 CD '詩人- 李承淳との出?い'와 '이승순의 詩에 붙인 새로운 전통가곡'이 있다. 현재 일본현대시인협회(日本現代詩人協?), 일본문예가협회, 일본시인클럽, 한국시인협회에서 활동 중이다.

§ 日本語詩集(일본어시집)
そのように?かに?っている(思潮社)
風船に閉ざされた肖像畵(花神社)

§ 일본어 번역시집
鄭芝溶 詩集
朴龍喆 詩集

§ 한국어 시집
나는 더이상 기다리지 않아요(민음사)
얼음속에 갇힌 초상화(민음사)
풍선속에 갇힌 초상화(시선집)

[목차]



제 1 부 _창을 닦는다

창을 닦는다 | 내 이름 | 풍선 속에 갇힌 초상화 | 사죄 | 널뛰기 | 손금을 보듯 | 엘리베이터에서 | 벽 속에 갇힌 오소리 | 도둑고양이 | 덫 | 조각가 | 홍화씨 | 모차르트 살롱 ? 한일 현대 작곡가의 밤에 부쳐 | 진열장 | 밤의 교향악 | 춤추는 처녀 ? 어느 발레리나에게 보내는 노래 | 귀를 기울여봐요 | 스케치북에서 찢어온 자화상 | 휴대폰 사람들 | 지난날을 벗어내려 보세요 | 비가(悲歌) | 비행기 위에서 | 여로(旅路) | 비행기에 올라앉으면 | 강 소리 | 투명인간 | 겨울 | 어둠 | 도미 단상 | 일기예보 | 사장 생활 16 ? 작은 벌레 | 어깨에 힘을 풀어요 | 베 짜는 노래 ? 시인에게 | 地球空轉 | 얼음 속에 갇힌 초상화


제 2 부 _지옥기행

지옥기행 ? 幽閉된 어느 소녀의 독백 | 타버린 집터 4 | 타버린 집터 5 | 타버린 집터 6 | 타버린 집터 7 | 타버린 집터 8 ? 네온의 세레나데 | 타버린 집터 10 ? 연못에 걸린 두 개의 실루엣 | 타버린 집터 12 ? 不在 | 타버린 집터 14 ? 울타리 | 타버린 집터 15 ? 유령들의 팬터마임 | 타버린 집터 21 ? 각설이 타령 | 또 다른 병실 풍경 1 | 또 다른 병실 풍경 4 | 또 다른 병실 풍경 6 ? 보조기 | 또 다른 병실 풍경 8 ? 누워서 시 쓰기 | 또 다른 병실 풍경 10 ? 어머니의 병실 풍경 | 시작 단상 1 | 시작 단상 2 | 시작 단상 5 | 시작 단상 6 | 시작 단상 8 | 시작 단상 9 ? 평화를 부르는 칸타타 | 시작 단상 11 ? 번역 편


제 3 부 _내 손도 윗아귀가 넓다

나는 누가 되었나? | 아직도 들려오는 곡성 | 나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요 | 외로움 삭이는 연습 중 | 당신의 안경으로 날 보지 마세요 | 연문 2 ? 당신에게 부치는 | 침묵의 세월 | 가족 | 이산가족 | 유언장 | 당신은 메아리 | 사랑의 침묵 | 탄생 | 그리움이 | 당신이 사랑을 아신다면 | 사랑을 배우려면 들로 나오라 | 내 손도 윗아귀가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