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고 생생한 시들의 향연

권분자 시인의 시집 [너는 시원하지만 나는 불쾌해]는 싱싱하고 생생한 권분자 시인의 감성들이 듬뿍 담긴 시들이 담겨있다. 뒤적뒤적 자신의 기억을 꺼내서 자신의 감성대로 시를 써 내려 갔지만 낡은 기억이 아닌 생생한 기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를 왔다갔다 하면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자신의 기억을 공유한다.

1부
배꽃/억새
폐교에서/폐문
겨울 풀무질/꽃을 때리지 마라
누가 모래집을 허물까
무쇠 솥, 상수리나무가 들여다보는
능소화 음계音階/손끝 노을
후박나무 그늘/거울 앞에서
항아리/한가위
폐역에서/굿당별곡別曲
우물/나비효과
초롱꽃 시계

2부
저녁의 미용실/단풍나무 가계도家系圖
그녀의 활동기/늙음의 등에 오르다
겨울, 악다구니/아버지의 뒤란
폐가에서 꽈리불기/새의 펜션
삼대의 야식/칠월 파밭
은행나무 독서讀書/오래된 手帖
팔순의 독백/터, 배자못
칡의 반경/고분에서
분골粉骨 낙서/뒤뜰
가루가 될 날은 생각 말기로 하자
드라이플라워/재래식 모심기
붉은 여우비

3부
철쭉꽃 피다
너는 시원하지만 나는 불쾌해
혜화동 단풍나무/흑백사진을 탐색하다
전갈자리 남자 찾기/늙은 오동나무 그늘
활/오작교는 없다
산국山菊 피는 밤/쥐똥나무꽃
감자꽃노을/겨울, 접속자
부활復活/까치의 집
빈 소주병/달방
그 여자 사진기/상응相應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