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마재 신화도 사윈 자리, 동백꽃 남은 향기가 신오위장 옛터를 맴돌다 박 시인의 『나의 포트폴리오』에 스몄다. 시詩 70편 모두가 수작秀作이다. 박 시인은 풍부한 모국어에 민요와 판소리풍의 흥과 해학의 어조를 도입하여 우리 시의 개성을 창조했다. 모더니즘 시 이후에 우리 시에서 숨죽인 리듬도 개성 있는 가락으로 되살려 내었다. 시인의 이 같은 특유의 세련된 모국어 어조와 리듬은 시에서 시적 구심력과 산문적 원심력 간의 길항 관계를 조절하는 미학적 기본 질서로서 새로이 부각된다. 이는 우리 시의 잠재적 독자들이 시 읽기에 진정성 있게 동참하는 ‘문학 현상론적’ 역동성을 촉발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 김봉군(문학평론가 ? 카톨릭대학교 명예교수)

이력과 전망이란 시인의 포트폴리오와 신神과 모나드들의 배치라는 두 명제항은 박종은 시인의 시에 마침맞게 대위되며 시인의 시집을 톺아보는 청사진을 제공한다. “긴 세월을 헌 연장 하나로 시간이나 쪼고 앉아” 있었다 하더라도 시인은 “밥”을 몇 끼 걸러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가슴으로 뛰어드는 사랑을 품어 안고 있다. 스스로의 삶을 무시로 돌아보며 여전히 끝나지 않을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있을 시인의 모나드는 인드라(Indra)의 망網처럼 예정되지 않은 예정조화를 구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새로운 기원(Origin)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쉼표가 많은 문장처럼”(?쉼표가 많은 문장처럼?), ‘내일의 출장 보고서’를 들고(?토요일?).
― 전형철(시인 ? 서울여대 국문학과 초빙강의교수)

제1부 나
나
괄호부터 풀기
장애물경기
토렴질
무궁화
휘어지기
나의 포트폴리오
떠돌이별
사이시옷
결로현상
그 풀꽃에게
지금은 여행 중이라네
만약에 그렇다면 말이야
오! 명태
틈
독서
엄마거북이
공존


제2부 하루치의 희망
텃밭에서 듣는 노동요
하루치의 희망
마지막 출근 날
도마뱀
호버링
계란의 꿈
등신
수몰된 청계동
문답
실직
본색
후회
토요일
중환자실에서
슬픔을 이기는 법
나비야, 청산도 가자
명사십리에서
책, 장가계 편


제3부 쉼표가 많은 문장처럼
쉼표가 많은 문장처럼
유치원 통학버스는 지나가고
내리막길에서
무위도식
3D 프린팅
풍선
손톱을 깎다
홍시
늙은 저녁의 일기
옛 친구
고뿔
독후 곡
벚꽃
오월의 석산
호박벌
겨울의 강
바다


제4부 산노루처럼
산노루처럼
칠포세대의 독백
어미독수리의 교육
그 폐지수거인
감
장례식장에서
물 같은 사람
벼락 맞고 싶은 오동나무
라 트라비아타
백사전
요양원 다녀오는 길
개꼬리
해탈
아니온 듯 다녀가세요
선운사 동백꽃
도솔암 내원궁
사유체험


해설
모나드(Monad)의 세계사
- 전형철
모국어 밭에서 서정 일구기와 존재 찾기
- 김봉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