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찾아온 글쓰기의 해방감은 마치 선대들이 일제의 억압에서 해방된 기쁨에 비견할 만할까? 그러나 마음이 그렇다는 것이지 글쓰기의 실제는 여간 실망스럽지 않다. 의욕만 앞섰지 막상 쓴 글을 누구에게 내보이기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원해 좀스러운 태생에 그간 문학에서 멀리 떨어진 삶이라 아무리 분칠을 해도 마무 뚝배기 쇠 양푼 될까. 생각해 보면 내가 가진 것 이상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욕심이요, 사치요, 거짓이 아니겠는가. 소박하게 있는 그대로를 내보이는 것이 바로 정직한 지금의 나라고 생각한다.
―「책을 펴내며」에서

책을 펴내며

제1부
통찰력洞察力 있는 시
꼽추의 변辨
낯설게 하기
제1조 1항
우리詩께 드리는 제언提言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제2부
시가 말을 걸었다
―도경회 시집 『말을 걸었다』 해설
바람과 구멍의 변주곡
―홍해리 시집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해설
모서리에서 세상 보기
―남대희 시집 『나무의 속도』 해설
‘나비’의 비행飛行에 관한 보고서
―변수석 시집 『허공에 그린 圖畵』 해설
시詩 와이너리winery
―박홍 시인의 시 「까마중 효소」 외 소시집 해설
슬픔에 대하여
―이애정 시인의 시 「등, 아픈 이름에게」 외 소시집 해설
농경사회에서 탈지향적 세계로
―오명현 시인의 시 「달밤」 외 소시집 해설
사부곡思父曲과 사모곡思母曲에 나타난 심리적 거리
―박은우 시인의 「목어木魚」, 「물푸레나무」 시 읽기
필화筆花 한 송이
―홍해리 시집 『치매행』 발문跋文

제3부
단풍 예찬
칠엽수七葉樹, 혹은 마로니에
부자 통신父子通信
― 아들의 독후감에 대한 아비의 답신
나의 삶, 나의 시詩
제4부
먹굴 이야기
두 성씨 이야기
택호宅號 이야기
예배당 이야기
동장 강 씨 이야기
제사 이야기
아이들은 무엇을 먹고 컸나?
섬진강 이야기